공주여행에서 들러봐야 할 걷기 좋은 곳 황새바위 순교성지를 소개드립니다.
공주여행에서 들러봐야 할 걷기 좋은 곳 황새바위 순교성지를 소개드립니다.
공주 황새바위 순교성지 입구입니다. 조선 시대 충청감영에 갇힌 천주교인을 처형했던 곳이라 순교성지로 유명한 곳이죠. 그래서 이곳을 찾을 때마다 마음은 경건해집니다. 가을로 접어든 공주 황새바위의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황새바위 순교성지는 산에 자리하고 있어서 오르막이 많으니 천천히 둘러보기를 추천드립니다. 기념관을 지나 위로 오르다 보면 순교자 광장, 부활 광장 등 넓은 공간이 있고요, 빙 둘러 돌아볼 수 있는 묵주기도길, 빛의길 등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황새바위 기념관에는 이곳에 대한 역사와 천주교 박해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꼭 들러서 어떤 이야기가 이곳에 담겨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황새바위’라는 지명부터가 궁금할 텐데요, 두 가지 유래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황새들이 많이 서식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천주교 신자들이 ‘항쇄’라는 형틀을 한 채 처형당해서 황새바위라 불린다는 유래도 있어요. 전시관에서는 죄인의 목에 씌우던 형틀인 항쇄도 볼 수 있습니다.

기념관에서 순교자 광장으로 오르는 길 끝에는 돌문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를 통과하면 무덤 경당, 순교탑, 12개의 빛돌을 만날 수 있죠. 이렇게 바라보면 무언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 같은 기분이에요.

바로 이곳이 순교자 광장입니다. 잔디에는 나뭇잎이 무수하게 떨어져 있는데요, 사실 봄에는 아름다운 벚꽃 명소로도 유명한 장소예요. 양쪽에 늘어선 벚나무가 피워내는 하얀 꽃들과 바람에 날리는 꽃잎들도 아름다운 곳이죠.

성지순례로 유명한 곳이라 벚꽃이 피어나는 광경이 더 성스러워 보이기도 했는데요, 은근히 잎들이 많이 떨어졌네요.

하얀 벚꽃잎들로 뒤덮였던 곳이 이제는 낙엽으로 뒤덮였습니다. 황새바위 성지에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일찍 가을이 찾아왔어요.


무덤 경당, 순교탑, 열두 개의 빛돌 옆에는 커다란 돌에 성경의 구절과 함께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무덤 경당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멋지기도 하고요, 아래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또 다른 공간으로도 이어지니 꼭 한번 들어가 보시길 해요.

빛의길을 따라 더 위로 올라가 봅니다. 이 길 양쪽으로는 항상 예쁜 꽃들이 있어서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하얀 꽃들 사이에서 빨간 꽃무릇 한 송이가 보입니다. 9월이면 전국 꽃무릇과 상사화 명소로 꽃구경 가는 행렬이 이어지는데요, 어쩐 일인지 황새바위에도 한 송이 홀로 피어나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유독 많이 보이던 이 꽃은 옥잠화입니다. 8,9 월에 꽃을 피우는 옥잠화는 초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향기로운 꽃이죠. 꽃봉오리가 옥비녀를 닮아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는데요, 저녁이 되면 꽃을 활짝 피워서 향기가 더 진해지니 그때 이 길을 걸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길을 걷다 보니 나무에 가득 달린 빨간 열매들이 보입니다. 꾸지뽕이 생각나는 비주얼인데요, 가까이 가보니 산딸나무 열매였어요. 꼭 빨간 축구공 닮지 않았나요? 하얀 꽃으로 우리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줬던 나무죠. 예수가 짊어진 십자가를 만든 나무라서 그런지 왠지 여기서 만나는 게 예사롭지 않았네요.

그렇게 언덕을 오르니 황새바위 십자가가 보입니다. 어딜 가나 흔한 나무가 산딸나무이지만, 마지막으로 눈에 담으며 오르막을 올라 십자가를 만나니 기분이 묘해졌어요. 조선시대 공주에 충청감영이 있었기에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되었던 천주교 순교 유적. 가을로 물들어 가는 9월, 천천히 순교성지를 둘러보시며 가을 정취도 느껴보시기바랍니다.